2008/05/27 23:14

썩을대로 썩은 20대

썩을대로 썩은 20대. 부끄러운 20대. 부끄러운지도 모르는 20대.

요즘 참 많이 듣는 말이다.

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것도 20대 탓이고 미국산 소고기를 들여오는 것도 20대 탓이고 촛불시위의 무력진압도 20대 탓이며 이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도 20대 탓이다. 우리나라의 민주화, 그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이 20대다.

20대에 속해있는 한명으로서 저런 말을 들을 때마다 참 씁쓸하다.

이것저것 핑계를 대보고 싶기도 하다.

내 어릴 적 수능 잘 보는 법, 영어단어 잘 외우는 법을 가르치는 사람은 있어도 정치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다던가, 국영수를 제외한 모든 과목은 ETC로 요약되어 '~할 시간에 영어 단어나 하나 더 외워라'라는 말이 귀에 박혀있다던가, 전교조 활동을 하는 선생님은 그냥 나쁜 선생님이라고 교육을 받았다던가… 등등.

결국 핑계는 핑계에 그칠 뿐 그 이상이 될 순 없다. 주변환경이 어쨌건 정치에, 나라가 돌아가는 모습에 등을 돌린건 20대 스스로의 선택이고 그 책임도 20대 스스로 져야 하는게 맞다. 때문에 구차한 핑계를 댈 생각은 없다. 게다가 욕먹는 그대로 심각할 정도로 정치에 무관심한 주변 20대를 보면 변명하고픈 마음이 없어지기도 한다.

하지만 지금 20대를 비난하는게 30대, 40대라면 나 역시 그들을 비난하겠다. 30대, 40대가 지금의 20대를 만들었다던가 하는 이유는 물론 아니다. 앞서도 말했지만 20대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스스로의 선택이고 그 책임도 스스로 져야 한다.

내가 30대, 40대를 비난하는 것은 그들은 이 사회에 어느정도 책임을 져야할 나이이기 때문이다.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질 생각은 커녕 20대에게 그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때문이다. 20대에게 문제가 있다면 30대, 40대는 그 이유가 무엇이고 그 해결책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. 노무현 정권 때의 '모든게 노무현 탓'처럼 '모든게 20대 탓'으로 일관한다면, 난 당연히 그들을 비난할 것이다.[각주:1]



  1. 사실 사회에 대한 비난은 20대의 역할이자 특권이지 30대, 40대의 몫이 아니다. [본문으로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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