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08/10/28 03:11

아내가 결혼했다.



'아내가 결혼했다.'

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쾌함에 당장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어지게 만든 영화다. 그 불쾌함이 아직도 남아있어 딱히 길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. 그래도 한두마디만 적어두자면,

불쾌함의 이유.

영화 자체가 디 워 급으로 엉망이라던가 하는 건 아니었다. 오히려 스토리도 연출도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한다. 그럼에도 이렇게나 심한 불쾌함을 느끼는 이유는, 글재주가 좋은 편이 아니라 딱 이거다 라고 짚어내지는 못하겠지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공감대 형성의 불가능 때문이 아닐까 싶다.

영화 후반부로 갈 수록 '왜 저래 저 사람' 소리가 절로 나오는 노덕훈의 행동과 마냥 이쁘게만 비춰지는 주인아의 개념상실 사랑론. 그들에 대한 공감을 전혀 할 수가 없었고 공감대 형성의 실패는 자연스레 몰입의 실패로 이어졌다.

세상에 아무리 사랑이 좋다한들 저런 삶까지 살 사람이 있을까.


흐리멍텅한 결말은 불쾌함의 정점이다.

'시간이 흘러 그들은 그렇게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답니다.'. 딱 아이들 전래동화의 마지막 문장 수준의 대충 넘어가자는 결말. 차라리 셋이서 (정확히는 넷이서) 일가친척 친구동생 다 버리고 사회관념이 보다 자유로운 외국으로 떠나 그 곳에 정착하고 살았다는 결말이 더 낫다.

사랑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것 같지만 정확히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헷갈리는 영화였다. 혹시 일처다부제 내지는 일부다처제의 병폐에 대해 고발하자는 취지의 영화였던걸까?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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